[人터뷰] 선그로우파워코리아 정형진 과장, “태양광 인버터 기술 경쟁력 필수 시대 온다”

- 태양광 인버터 전 세계 출하량 ‘186GW’... 국내 시장점유율 1위
- 해석의 ‘여지’ 보완하는 제도 개선 필요... 투명한 ‘신문고식’ 소통은 어떨까?
- 글로벌 인버터 경쟁력 키우는 길... 국제규격과 KS인증 차이 좁혀 나가야
- 모듈의 최대 1.05배 ‘인버터’ 제한... 개선하면 경쟁력 생겨

[에너지환경신문 이건오 기자] 2020년 국내 태양광발전 신규 보급용량은 4.1GW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시장 경제 피해가 예상보다 커 당초 전망치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나, 결국 국내에 태양광이 설치된 이래 처음으로 4GW를 넘어서는 해가 됐다.

에너지 전환의 글로벌 흐름에 따른 우리 정부의 정책 방향도 태양광 성장을 견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그린뉴딜, RE100, 탄소중립 등 큰 그림은 그렸으나 이를 뒷받침하는 세부적인 제도가 현장에서 혼란을 겪고 있어 업계에 아쉬움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올해 신규 태양광 보급용량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며 작년과 비교해 25% 정도 하락이 예상된다.

태양광발전소 건설에 있어 핵심 기자재라고 할 수 있는 태양광 인버터도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KS인증 의무화를 비롯해 DC1500V 시장 개막, 지락차단장치 설치 의무화 등의 제도 변화와 국산 및 외산 인버터 경쟁구도로 국내 태양광 인버터 시장은 불안정한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선그로우파워코리아 정형진 과장은 “국내 태양광 설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원자재에 대한 해외의존도를 낮추고, 실질적인 기술 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에너지환경신문)

본지는 선그로우파워코리아 정형진 과장을 만나 국내 태양광 산업과 인버터 시장의 동향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국내 인버터 산업과 기업들의 성장을 위한 제언을 비롯해 해외 진출을 위한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과장은 “태양광 산업이 어렵지 않았던 시기는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올해 유독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포문을 열며, “복잡한 규격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아진 사업주들이 프로젝트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또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인해 시장이 위축된 이유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 태양광 설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원자재에 대한 해외의존도를 낮추고, 실질적인 기술 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을 하길 바란다”며, “국내 인버터 제조업체에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진다면 국내 인버터의 해외 수출길도 더 활짝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전했다.

미국  (사진=선그로우파워코리아)

태양광 인버터 전 세계 출하량 ‘186GW’... 국내 시장점유율 1위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선그로우는 전 세계 태양광 인버터 누적 출하량이 186GW에 달한다. 태양광뿐만 아니라 EPC, ESS, O&M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전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적을 내고 있다.

선그로우파워코리아는 선그로우의 한국지사로 태양광 인버터를 주력해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785MW의 인버터를 공급 설치했으며 국내 인버터 시장에서 가장 많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정 과장은 “지난해 4GW의 국내 신규 태양광 설치 용량을 기준으로 보면, 인버터 출하량의 20%는 선그로우의 인버터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하며, “대표적인 대규모 납품 실적으로는 영암 100MW 현장을 꼽을 수 있겠다”고 소개했다.

이어 정 과장은 “선그로우파워코리아가 국내 태양광 인버터 누적출하량 2GW를 바라보고 있는 것은 ‘로컬라이징이 잘 된 인버터’로 입소문이 난 덕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내 계통연계기준에 완벽하게 부합하고 국내 규격이 제시하는 부분에 맞춘 제품을 개발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그로우의 대표적인 스트링 인버터인 CX시리즈는 각각 33kW, 50kW, 100kW의 라인업으로 국내에 공급되고 있다. 1500V 시스템 솔수션은 SG250HX, SG2500HV-30/SG3125HV-30 등이 있으며, 3MW급 수배전반 일체형 타입인 SG3125HV-MV-30-KR이 있다. 선그로우 관계자에 따르면, 인버터들은 MV스테이션인 수배전반시스템과 결합해 사용할 경우비용 절감에 용이하고, 대부분의 해외 프로젝트에는 일체형 타입을 적용하고 있다.

선그로우는 인버터 업계를 ‘선도하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언급한 정 과장은 “시장 트렌드 파악과 로컬라이징을 통한 선구자적 면모뿐만 아니라 본사의 R&D를 통한 가상 기상센서, 모니터링을 통한 발전예측 등의 신기술 적용으로 시장에서 굳건한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그로우파워코리아 정형진 과장 (사진=에너지환경신문)

해석의 ‘여지’ 보완하는 제도 개선 필요... 투명한 ‘신문고식’ 소통은 어떨까?

선그로우의 인버터 전 제품은 UL인증을 비롯한 글로벌 인증을 모두 취득했다. 본사의 R&D센터는 국제인증기구와 협업을 맺어 자체 인증이 가능한 정도다.

정 과장은 “선그로우는 국제 흐름에 맞춰 DC1500V 제품 라인을 선행 개발하고 대량 생산체제를 갖춰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며, “이러한 설치 레퍼런스가 쌓여 경제적, 기술적으로 충분한 안정성을 자랑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KS인증에 있어서는 개선의 여지가 분명하다는 입장도 보였다.

이에 정 과장은 “KS인증과 관련된 이슈가 끊임없는 이유는 규격에 ‘해석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이내’와 같은 표현들은 그 안에 다양한 숫자를 포함한다. A 제조사와 B 제조사가 각기 다른 숫자로 규격을 해석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각 기관의 부처 역시 명확하지 않은 규격으로 다른 기준을 제시하는 부분도 있다”며, “규격이 설비 각각을 규제할 것이 아니라 시스템 전체적인 부분을 포괄해야 한다. 그에 대한 해석의 여지가 없게끔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을 전했다.

이어 “물론 어느 정도의 열린 해석은 인증 규격의 완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업계의 각기 다른 해석을 포용하는 것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이를 보완하는 빠른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의견을 나눴다.

정 과장은 제도 시행에 앞서 업계의 충분한 의견 수렴이 이뤄지지 않는 것에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제도 도입까지의 유예기간이나 실시일 등에 있어 업계와 논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제도가 도입되기까지, 관련 내용이 현재 어느 정도에 와 있는지 그 진행 상황을 좀 더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도 좋겠다”고 제언하며, “국민신문고처럼 내 안건이 얼마만큼의 동의를 얻었고, 어떤 논의 단계에 있는지 발의자가 바로 확인할 수 있으면 더 만족스러운 소통이 이뤄질 수 있다”고 첨언했다.

선그로우의 인버터가 설치된 태양광발전소 현장 (사진=선그로우파워코리아)

글로벌 인버터 경쟁력 키우는 길... 국제규격과 KS인증 차이 좁혀 나가야

정 과장은 KS인증이 가야할 방향에 대해서도 생각을 나눴다. “KS인증의 최종적인 방향은 ‘KS인증이 전 세계의 표준이 되는 일’이 돼야 하지 않을까?”라고 언급하며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할 때에도 UL/ILAC인증 여부를 따지는 대신 ‘KS인증을 받았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그 기술력이 입증됐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정 과장은 “KS인증이 국제규격 수준만큼 성장하는 것은 곧 국내 제조업체의 성장”이라고 생각한다며, “KS인증에 맞춰 생산한 국산 제품들이 다른 인증을 거치지 않고 바로 해외수출이 가능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규격과 규격 간 상충되는 부분을 더 명확하게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고, 최근 유지되고 있는 국제규격의 담론을 파악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며, “국내 생산 설비 및 제조 퀄리티가 충분히 국제적인 수준의 우수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해외에도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제적으로는 IEC 표준규격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국제전기협회에서 만든 건축전기설비 기준으로 태양광 전기설비에 대해 국제적으로는 IEC 표준을 따른다.

정 과장은 국제적으로 IEC 표준이 존재한다면 국내에서는 KEC 표준을 따르는데, 이 표준이 상이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IEC62548의 목적과 취지는 ‘태양광 설비 시스템 전체에 대한 안전 권고’ IEC62548의 부제에서도 잘 드러난다”며, “PV Array Requirement. 즉, 태양광 어레이에 관련된 설계 시 권고사항에 대한 이야기로 인버터 따로, 모듈 따로, 퓨즈 따로가 아닌 전체 시스템을 두고 말하고 있다. ‘한 개별적인 설비’에 한정된 것이 아닌 전체 시스템을 기준으로 삼고 있어 인버터와 모듈, 퓨즈에 대해 설정한 규격 역시 서로 상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충되지 않는다는 의미는 각각의 설비가, ‘단일제품’ 별로 인증을 받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라며, “전체 설비에 대해 리스트업을 하고, 각각 설비의 대체품을 전부 포함시킨 뒤 인증을 받는다. 비로소 조화로운 규격이 완성되는 것이다. KEC와 IEC 규격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대상에서 차이가 있고 이 부분이 극복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모듈의 최대 1.05배 ‘인버터’ 제한... 개선하면 경쟁력 생겨

REC 현물시장의 지속적인 가격 하락, 까다로워진 정부의 보조금 대상 선정 기준 등 태양광 시장은 사업 추진을 위한 부정적 요소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의 태양광 보급 용량 확대에 대한 의지가 분명해 사업성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정 과장은 향후 태양광 시장에서 필요한 것은 태양광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태양광 사업에 드는 설비의 ‘가격’을 낮추는 것이 태양광 시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가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제 규격이 적용된 해외 발전소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기술력과 안전성이 검토된 해외 발전소는 불필요한 이중 삼중 보호장치, 규격 등을 과감히 없애고 실제 더 작은 부지에서도 더 많은 효율을 내 효과적인 발전량을 확보해 그 시장성을 넓혀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현행 PPA 용량 기준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정 과장은 “현재 국내 계통용량 기준은 DC로 잡고 있다. 모듈의 최대 1.05배까지만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이에 반해 해외는 이 비율을 1.5배 이상 더 넓은 범위로 잡고 있다. 인버터의 수량과 용량은 허가된 계통용량에 맞춰 설계하고 DC 전력을 담당하는 모듈의 수량과 용량은 비교적 자유롭게 설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공사 선정 입찰 시 같은 발전소를 두고 각기 다른 설계방식을 제시받아 자유경쟁이 가능하고 더욱 건강한 발전소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나아가 이러한 자유경쟁을 통해 국가 나 국제적인 탄소중립 실천에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선그로우는 더 콤팩트해진 스트링 인버터와 센트럴 인버터 라인업을 준비 중에 있다. 대규모 프로젝트 현장 특성을 고려해 1MW에서 8.8MW까지 공급이 가능한 모듈러 타입의 솔루션 ‘1100UD 1+X’의 론칭을 앞두고 있다. 이외에도 3,125kW의 ‘SG3125HV-30’와 2,500kW의 ‘SG2500HV-30’을 수배전반 일체형의 MV스테이션과 결합해 선보일 예정이다.

선그로우의 스트링 인버터 SG250HX (사진=선그로우파워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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